2021. 10. 8. 15:07ㆍPM 성장 스토리/Product
단숨에 3조 유니콘 등극
이젠 너무 유명해진 스타트업 '당근마켓'은 연령대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하는 대중적인 서비스다. 앱 서비스에 전혀 관심 없는 우리 어머니도 당근마켓을 이용한다는 것은 엄청난 혁신이다.
이런 당근마켓은 어떻게 단숨에 3조 유니콘에 등극했을까? 당근마켓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분석하는 자료는 너무나 많고 관련 글은 넘쳐난다. 하지만 같은 주제라고 해도 나만의 다른 인사이트를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 기업 가치 3조를 달성한 유니콘 기업 '당근마켓'은 중고 플랫폼의 후발주자임에도 불과하고 어떻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아래 주제에 맞게 내가 당근마켓에 창업가 or PM이라 생각하고 '역으로 기획'을 도전해보고 문제라 생각되는 부분도 정의해 보겠다.
20XX년, 카카오 재직 당시 사내 게시판에서 직원간 중고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걸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김용현 대표. 처음엔 직장인 앱인 '블라인드’처럼 판교 테크노밸리 회사원들만 쓰던 서비스였는데, 판교 주민들로부터 ‘우리도 쓰게 해달라’는 문의가 많아 앞으로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이다. 일단 직원 이메일 인증을 없애고 휴대폰 GPS를 통한 동네 인증 시스템을 도입한 후 점차 각 지역으로 확장해 나가야 할 것 같은데, 시작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막막하다.
중고 시장 누가 쓰나?
기획에 앞서 시장조사는 필수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누가 중고 상품을 구매하고 판매하는가? 이 질문은 해당 프로덕트를 제작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핵심적인 질문이다. 내가 만든 서비스가 아무리 좋아도 필요한 사람이 없다면 의미 없는 서비스다.
그럼 누군가 쓸 것인지 대충 가설은 세워볼 수 있다. "대체로 중고 시장은 플랫폼 적응력이 빠른 10-20대가 많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면 좋은 시도이다. 프로덕트의 시작은 가설이니, 가설을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가설을 세울 때 '생각'에서 '숫자'로 애매모호함을 제거해야 한다! 이것이 기획자라면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당근마켓 김용현 대표도 처음에 카카오 재직 당시 사내 게시판에서 직원 간 중고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걸 보고 기존에는 판교 회사원들만 사용하다 판교 주민들도 사용하고 싶다는 권유를 받아 확장하게 되었다. 하지만 초창기에 이를 어떻게 방향성을 잡아야 하는지 막막했고 기존 경쟁사에 비해 어떤 차별성을 가저야 하는지 의문이었을 거다.
개발 전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으로 가설을 검증하라!
(중고거래 앱 설치자 연령 분석)
그럼 본격적인 개발 전 시장 조사를 통해 중고거래를 누가 이용하는지 연령대 분석을 해본다면 위에 표처럼 각 서비스마다 다르지만 30대가 보편적으로 가장 많고, 이외로 40-50대가 사용 가능성이 많이 있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현재는 당근마켓에 40-50대 유저가 워낙 많으니 이해가 가지만, 중고거래 붐이 일어나기 전에 해당 데이터를 봤다면 다르게 느꼈을 것이다)
중고거래 최대 거래 품목 순위
그럼 중고 시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도대체 무엇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걸까? 어떤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파악한다면 틈새시장을 공략하거나 다른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다.
모든 거래 품목 상위 3개는 의류 / 전자제품 / 서적이 차지했다. 데이터만 본다면 의류나 전자제품은 종류가 너무 다양하고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라 정확한 판단은 어려울 수 있지만 카테고리를 파악하기에는 충분한 자료다.
그럼 이렇게 상위 카테고리의 품목은 거래를 하며 발생하는 문제가 하위 카테고리에 비해 당연히 확률적으로 높을 것이고 여기서 고객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통계 자료를 보면 중고거래 시 가장 큰 고민은 '거래 사기'가 압도적으로 높고 다음은 '상품의 질'이 자치하고 있다. 의류나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러한 문제를 고민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 이런 포인트를 가진 가상의 잠재 고객을 정의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전략적으로 살펴본다면 더 좋은 인사이트가 나오지 않을까?
시장 인터뷰 및 페르소나 정의
페르소나를 만들기 전에 내가 예상한 문제 말고도 유저들이 느끼는 문제점이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준비하려 했다. 하지만 평소 당근 관심이 많았고 직거래 흥미가 있어, 실제로 고객들을 만나본다면 더 좋은 인사이트가 생길 것 같아 약 10번 정도 직거래를 통해 이용하는 고객의 연령, 구매하는 물건, 구매하는 이유 등을 살펴봤다. (사실 이전에 당근마켓 초창기 시절에 거짓말 없이 약 200번 넘게 직거래 해봤다...)
중고 물품을 바라보는 가치관 (Feat 선물)
다양한 연령층을 분석하기 위해 전자기기부터 시작해 주방 용품, 의류 등을 직접 구매 및 판매해 봤다. 중고거래를 하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지만 보편적으로 20-30대는 자신이 직접 사용하기 위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정말 한 가지 특별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원래 알았지만..) 특히 40-50대 연령대에서는 선물할 목적으로 중고거래를 통해 구매하는 경우가 정말 많았다. 이것이 절대 잘못되었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단지 20-30 세대와는 다르게 중고 제품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달랐다. 상태 좋고, 거의 새 상품은 자신이 느끼기에도 좋으면 타인에게도 공유하거나 선물하고 싶은 대한민국의 따뜻한 정(?) 문화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실제로 당근마켓을 통해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가볍게 선물하는 경우가 많았고 연령대는 대부분 40-50 세대가 많았다.
정말 신선한 인사이트를 얻었고, 이것을 후반부에 비즈니스 시각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우선은 내가 세운 가설과 실제 시장 조사를 통해 페르소나를 구축하고 Pain Point를 정의해 보겠다.
당근마켓 유저 경험
User Journey Map은 유저가 서비스를 이용하며 겪는 감정들을 시각화하여 예측할 수 있는 문제점이나 인사이트를 얻기 위함이다.
각 맵에서 유저가 느끼는 감정을 예측하여 어떤 문제점이 있고 어디에서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지 파악해 봤다.
고객 가치 분석
CVC (Customer Value Chain) 고객 가치 사슬
위에서 설명한 Journey Map 처럼 고객은 서비스를 이용하며 Unhappy한 경험을 얻기도 하며 Happy한 경험을 얻기도 한다. 이것을 배경으로 고객 가치를 3종류 나누어 보고 어느 부분에서 어떤 가치를 얻거나 잃는지 보면 된다.
- 고객 가치 창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얻었다.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
- 고객 대가 지불(-): 아메리카노 가격을 지불했다. 창출된 가치에 대가를 부과하기 위해 추가하는 활동
- 고객 가치 잠식(-): 카페로 이동, 대기에 시간을 소모했다. 가치를 창출하지도, 창출된 가치에 대가를 부과하지도 않는 활동
이처럼 고객에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프로덕트가 성공할 수 있고, 이를 고객 가치 사슬(CVC)라는 프레임 워크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당근마켓의 가치는 무엇이고 어떻게 사슬이 연결되어 있는 것인가? 대부분은 알고 있겠지만 이웃과의 소통과 커뮤니티라는 강력한 가치 사슬이 존재한다. 이것이 다른 경쟁 업체가 넘볼 수 없는 요소이고 당근마켓을 지금까지 유지시켜 온 원인이다.
당근마켓의 CVC는 비용에 부정적인 요소는 크게 없지만, 거래 환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정적 요인이 크다. 거래 완료까지의 시간 투자와 불확실한 거래 성사 여부, 상대방의 거래 태도 등 가치사슬을 무너트릴 수 위험 요소이다. 이 부분은 위에도 설명한 바와 같이 중고거래를 통한 불쾌감, 불만 등이 가치사슬을 약하게 만든다. 이러한 요소는 이탈 고객이 생길 수 있다.
해결해야 할 문제 & 인사이트
급격하게 성장하다 보면 성장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당근마켓 역시 빠른 시간 내에 성장하면서 언급되는 문제가 많고 성장통을 겪고 있다. 나도 당근마켓 한 유저로서 서비스를 이용하며 느낀 점을 평가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해 본다면 당근마켓은 지금 '위기'라고 평가하고 싶다.
당근마켓 역기획을 통해 가설을 세우고, 문제를 정의하며 느낀 점은 정말 다양한 문제가 존재하고 아직 미숙한 시장이라 판단된다. 당근마켓이 단순 중고거래 앱이 아닌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당근마켓의 본질인 '중고거래'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 해결도 정말 시급해 보였다.
올바른 중고거래 문화 구축
아직 우리나라는 중고거래 문화가 완벽히 정착되지 않았다. 기존에는 물건을 구매하려면 쇼핑몰을 통해 기업과 거래하는 B2C 시장이었다. 하지만 중고거래 시장이 성장하며 C2C 마켓이 성장하였고, 기존 소비자들은 C2C 시장에 익숙지 않기에 원래 B2C를 통해 배운 문화를 C2C 시장에서도 무의식에 적용하려 한다.
현재 B2C 시장 특성상 소비자가 '갑' 위치에 있고 이것이 보편화된 문화이다. 하지만 전부 '갑' 위치에 있던 소비자들이 서로 만나 거래를 하며 서로가 가지고 있는 문화를 주장하면서 충돌로 이어지는 경우가 정말 많다.
불미스러운 거래 이야기를 이곳에서 자세히 이야기할 수는 없어 단편적인 예로 설명했다. 물론 이것이 정답은 아니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직 중고거래에 대한 문화가 부족한 게 현실이고 중고거래를 나쁜 의도로 사용하거나 불편한 태도로 좋지 않은 거래 경험을 주는 것은 허다하다. 중고거래 시장에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는 당근마켓이 이런 문화를 새로 개척해 나간다면 고객에게 전달되는 가치가 더욱 증폭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참고 자료
https://market.dighty.com/trendreport/?idx=7613722&bmode=view
https://www.jobplanet.co.kr/contents/news-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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